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특별시장 후보들이 첫 TV 토론회에서 주거 안정 정책을 두고 날카롭게 맞붙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김정철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정의당 후보는 28일 서울 양천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후보들은 약 2시간에 걸쳐 주거 안정, 1인 가구, 일자리 정책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 공급 실적 두고 맞붙은 정원오 vs 오세훈
이번 토론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서울 표심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주거 안정 정책이었다.
정 후보는 오 후보의 주택 공급 실적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오 후보는 5년 내 36만 호, 매년 8만 호 공급을 약속했지만, 실제 착공 물량은 3년간 3만9000호에 불과하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현재 주거난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재개발·도심공공복합사업·리모델링 사업 등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사업 기간을 20년에서 12년 수준으로 단축했다"고 강조하며, "주거난의 근본 원인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389개 정비구역이 해제된 데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저는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을 밟아 왔다"고 주장했다.
■ 공공임대 예산 '불용 처리' 공방
공공임대 및 매입임대 정책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했다.
정 후보는 "오 후보가 매입임대주택 사업 예산 4조 원을 불용 처리했다"며 "평균 3억 원 기준으로 보면 1만3000호 규모의 공급을 포기한 셈"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오 후보는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보다 내 임기 동안 매입임대주택 공급 실적이 오히려 더 많다"며 "왜곡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두 후보는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 사업과 반포주공1단지 덮개공원 사업을 놓고도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오 후보는 "행당7구역에서 어린이집 기부채납 방식을 현금에서 건물 현물로 바꾸는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됐다"며 "17억 원을 반환하면서 이자 7000만 원까지 지급하는 재정 손실이 발생했는데, 책임을 물었느냐"고 정 후보를 압박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성동구·조합 3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사안"이라며 "이미 해결 방안이 마련돼 있고, 조합이 착공을 진행하면 사업도 정상 추진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연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곧바로 반포 덮개공원 사례를 꺼내 역공에 나섰다. 그는 "서울시도 부분 준공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있다"며 "행당7구역만의 문제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맞받았다.
토론 과정에서 두 후보는 상대방의 발언을 끊으며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오 후보가 "제 질문에 답변하라"고 압박하자, 정 후보는 "반칙하지 말라", "제 시간"이라고 맞서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 김정철·권영국 "양당 공약, 현실성 없다"
양당 후보들의 공약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김 후보와 권 후보였다.
권 후보는 "오세훈 후보의 31만 호, 정원오 후보의 36만 호 공급 공약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대규모 동시 착공이 이뤄지면 서울 전체가 공사판이 되고 전·월세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7% 수준인 서울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2040년까지 20%로 확대하고, 서울형 표준 임대료와 관리비를 책정하겠다"며 공공임대 중심 정책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정비사업 지연의 근본 원인은 인허가가 아니라 조합 갈등으로 빚어진 분쟁 소송"이라며 "인허가 기간만 단축한다고 공급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 전자서명, 공공조합장 제도, AI 기반 분담금 예측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한 법적 분쟁 해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