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을 택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 지역에서만큼은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이며 뚜렷한 표심 양극화가 나타났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기도 31개 시·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19곳을 차지하며 12곳에 그친 국민의힘에 판정승을 거뒀다. 4년 전 지방선거 패배를 설욕하며 경기도의 정치 지형을 다시 푸른빛으로 물들인 셈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토허제로 묶어둔 경기도 내 8개 지역의 성적표는 사뭇 달랐다. 국민의힘은 성남·용인·과천·하남·의왕 등 5곳에서 현역 단체장 전원이 연임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 집값 뛴 곳마다 국힘 강세…친명계도 '토허제 해제' 공약
토허제 격전지에서의 국민의힘 강세는 집값 상승률과 비례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넷째 주까지 용인 수지구의 아파트 누적 상승률은 8.16%로 전국 평균(1.17%)의 7배, 경기 평균(1.93%)의 4배에 달했다.
성남 분당구도 같은 기간 5.94% 급등했다. 용인시장 선거에서 이상일 국민의힘 당선인이 50.78%로 신승했고, 성남시장 선거에서도 신상진 당선인이 8048표 차(1.62%p)로 가까스로 수성했다. 과천에서는 신계용 당선인이 도내 여성 기초단체장 최초로 3선 고지에 올랐다.
규제 완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한 탓인지, 선거 막판 민주당 후보들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를 거스르는 '우클릭 공약'을 쏟아냈다.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지낸 친명계 핵심 현근택 용인시장 민주당 후보는 "토허제 해제와 재산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으나 47.76%에 그치며 낙선했다. 성남시장에 출마한 김병욱 민주당 후보 역시 공약집에 '1가구 1주택자 재산세 감면'을 명시했지만 차갑게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경기도 선거는 민주당의 전반적인 우세 속에서도 토허제 지역 유권자들이 강력한 경고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며 "향후 주택 정책과 3기 신도시 등 개발 규제 완화를 둘러싼 여야 간 주도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