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을 재확인하며 "조세는 형평성이 핵심인데, 주택 분야에서는 이 기능이 많이 왜곡돼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공제해주고 빼주고 하다 보니 조세의 기본 기능을 못 하고,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하면서도, "집값을 누르는 것이 1차 목표가 아니라 정상화가 목표"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이 대통령이 유튜브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에게 즉석 댓글 설문을 요청하며 '초고가 1주택'의 적정 과세 기준선을 물은 것이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이 "30억원 의견이 많다"고 전하자 이 대통령은 "의외다, 5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고 답했고, 김용범 정책실장이 "20억원 의견도 상당하다"고 덧붙이자 "그렇게 하면 큰일 난다"고 반응했다. 이런 발언을 계기로 여권 내에서는 시가 40억~50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별도 종부세 과표 구간 신설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는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자리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11개월 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 기간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민심을 직접 전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발언 기회는 얻지 못했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관련 사안은 국민 대토론회에서 다룰 예정"이라며 발언권을 넘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발언 기회가 없을 것 같으니 보고서로 대체하겠다"고 응수했고, 이 대통령은 "서울시 재건축·재개발 진행 현황과 공급 부족 원인도 보고서에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오 시장이 "이미 포함돼 있다"고 답하자, 이후 비공개 전환 직전 재차 발언을 시도했지만 이 대통령은 "그 얘기는 나중에 하자"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오 시장은 "보고서에 다소 불편한 내용도 있지만 다양한 의견으로 채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에서 "현장 민심과 시장 데이터를 종합한 결론은 하나"라며 "수요 억제 중심에서 공급 확대 중심으로 정책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무회의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데 대해서는 "매우 아쉽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도 논의됐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공론화 결과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보고했으나, 이 대통령은 "너무 미약하다"며 추가 검토와 폭넓은 의견 수렴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