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두고 주택 임대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등록임대아파트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없애고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까지 높이면 임대주택 공급이 위축돼 임차인의 주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대해 "등록임대주택 제도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협하는 규제"라며 7일 재검토를 요청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조정대상지역 내 등록임대아파트의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2027년까지는 현행 혜택을 유지하지만, 2028년에는 양도세 중과를 절반 적용하고 공제율도 30%로 낮추며, 이후에는 혜택을 완전히 없앤다. 정부는 기존 임대사업자에게 처분 시간을 주기 위해 경과기간을 뒀다는 입장이다.
"처분 유도, 시장 현실과 안 맞아…서민 주거 흔들 것"
협회는 이 같은 처분 유도가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등록임대주택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조정대상지역, 정비사업 지역에 있는 경우 매각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매물이 늘면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 기존 임차인의 주거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지난해 서울 등록임대주택 평균 임대료가 일반 다주택자 임대주택 대비 전세 53%, 월세 54.7% 수준이라는 국회 분석을 인용하며 "사실상 시세 절반 수준으로 서민 주거를 떠받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책 신뢰와 소급입법 문제도 제기됐다. 정부가 2017년 임대주택 등록을 장려한 뒤 특례를 축소해오다 이번에는 의무임대기간을 모두 이행한 주택의 혜택까지 없애려 한다는 것이다. 김성호 협회 고문변호사는 "이미 완료된 법률관계에 새로운 법률효과를 부여하는 것은 진정소급입법으로,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2028년까지 80%로 높이면 소형·저가 주택을 공급하는 임대인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국가데이터처 '2024 주택소유통계'를 인용해 4주택 이상 보유자 소유 주택의 63.5%가 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이며, 평균 공시가격 1억5800만원, 평균 면적 46㎡라고 설명했다.
성창엽 협회장은 "등록임대아파트에 대한 소급적 과세특례 폐지와 영세 다주택자 증세는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키고 임차인 주거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세제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