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잣집이나 비닐하우스, 여관방 등 주택이 아닌 거처에서 사는 주거 취약가구가 55만 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나 판잣집, 비닐하우스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는 총 54만5000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2324만6000가구)의 2.3%에 해당하는 규모다.
독립된 주거가 가능한 공간 단위인 '호수' 기준으로는 총 32만7000호였다. 비닐하우스 한 동이나 건물 한 공간에 여러 가구가 생계를 분리해 거주하는 사례가 많아 가구 수보다 호수가 적게 집계된 것으로 풀이된다.
거처 유형별로는 호텔과 여관 등 숙박업소 객실에서 지내는 가구가 5만8000가구, 판잣집과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는 가구가 9410가구였다. 공사장 임시막사, 상가, 마을회관 등 주택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타' 공간 거주 가구는 47만8000가구에 달했다.
이 같은 주거 취약가구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5년 단위 조사에서 주거 취약가구는 2015년 40만3000가구에서 2020년 49만 가구, 2025년 54만5000가구로 매 조사마다 10% 이상씩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경기도가 14만8000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13만1000가구), 경북(3만3000가구)이 뒤를 이었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만 전체 주거 취약가구의 51%가 몰려 있다.
전국 주택보급률은 2024년 기준 103%에 달하며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정작 정상적인 주택에 살지 못하고 밀려나는 가구는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은 폭염 속에서는 냉방 시설이 열악한 비주택 거주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폭염은 취약계층에게 더욱 가혹하다"며 "정부는 폭염 취약계층이 안전하게 혹서기를 지낼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