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규제로 인해 국민의 거주이전 자유가 침해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같은 날 국민의힘은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한 긴급 토론회를 열고 각계의 성토를 쏟아냈다.
오 시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동산 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임대차 시장을 흔들고 국민 고통을 키우는 실거주 집착 정책부터 전면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거주 이전 자유까지 침해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 여부만으로 국민을 투기꾼으로 재단하는 획일적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며 "장기 보유 1주택자의 공제 혜택을 줄이고 사정상 내 집에 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세 부담을 높인다는 건 사실상 증세다. 정책 실패 책임까지 국민에게 떠넘기는 폭력적 증세"라고 지적했다.
특히 오 시장은 자신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2022년부터 지금까지 공급 절벽"이라는 발언에 대해 "한 마디로 치졸한, 어떻게 보면 뒤집어씌우기"라며 "박원순 시장 10년 시절의 악영향이 지금도 미치고 있다"고 받아쳤다. 오 시장은 그동안 박 전 시장 재임 기간 서울에서 모두 389곳의 정비구역 해제가 이뤄졌다며, 누적된 공급 부족의 원인이 박 전 시장과 민주당에 있다고 여러 차례 비판해왔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수도권이 공급 부족과 트리플 집값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 지방은 어딜 가든 미분양"이라며 "수도권은 과밀화가 문제라면 지방은 공동화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지금처럼 징벌적 규제로 일관한다면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는 해결할 수 없다. 수도권 집중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탁상행정" "현대판 고려장" 비판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개편안 긴급 진단 토론회'를 별도로 열었다. 좌장을 맡은 서명옥 의원은 "고령층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역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수도권 이탈을 전제로 한 감면 요건은 고령층의 노후를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며 "내가 평생 살아온 동네와 다니던 병원,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두고 떠나라 하는 것은 현대판 고려장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권영세 의원은 "보유세도 강화하고 양도세도 강화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부분들과 1가구 1주택도 투기로 봐서 중과세하겠다고 한다"며 "정부 안이지만 앞으로 국회를 통해 실현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서울시립대 교수)은 "다른 나라에는 보유세에서 누진제 자체가 없다"며 "납세자의 대부분이 수용 못 하는 건 공정이 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오 시장의 참석을 놓고 정점식 원내대표와 정희용 사무총장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 사무총장이 오 시장의 참석에 대해 "말이 안 된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무총장은 관련 질의에 "부동산 관련해 국민들의 불편함이 크니 오 시장이 오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원내대책회의는 각 상임위 간사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원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단체장이 참석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 아니냐고, 회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