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의 8·13 공급·금융 대책과 세제 개편안을 강력히 규탄하며 근본적인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번 대책이 표면적으로는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민간 사업자 지원과 규제 완화에 치우쳐 집값과 전월세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언급하며 "투기 근절 의지 표명에도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 속에서 서민과 무주택자들이 주거비 부담 완화 기대를 접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은마아파트 30평형이 33억원까지 치솟는 등 고가 아파트가 속출하는데도 서민이 체감할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공공택지를 민간에 넘기는 방식 대신 토지임대부 주택 등 대폭적인 공공주택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효창 경실련 정책위원장은 "역대 정부에서 세제 개편만으로 집값을 잡은 적은 없었다"며 "정책의 방점은 고가 재건축 시장이나 그린벨트 해제가 아니라 집 없는 서민과 전월세 불안 계층의 주거 안정에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심 내 국공유지를 고밀 개발해 임대·공공주택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정은 토지주택위원장은 20년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및 신축 약정 매입임대 확대 정책을 두고 "민간 건설사와 임대사업자 지원용 부양책에 불과해 택지 원가와 매입 가격을 부풀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년층 대출 한도 상향과 전세자금 지원 확대 역시 전셋값과 매매가 동반 상승으로 과거 전세사기와 같은 부작용을 재발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오세형 경제정책팀장은 공시가격 14억원 초과 아파트가 전체의 1.6%에 불과함에도 고가 주택 소유자의 세 부담 완화에 골몰해 조세 형평성을 훼손하고 '똘똘한 한 채' 쏠림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제시한 임기 내 158만호 공급 계획의 현실성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4년 반 동안 LH의 수도권 공공분양 실적이 3만5000호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연평균 8만5000호 규모 공급은 실현 불가능한 숫자 나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4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하반기 예정된 공공분양 1만8000호 전체를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공급 △신축약정매입 폐지 및 경공매를 통한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확보 △정비사업 활성화 특혜 정책 전면 폐지 △공정시장가액비율 제도 폐지 및 세제개편안 재검토 등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공화국 정상화를 위해 어려움을 감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발표된 정책들은 알맹이가 빠진 규제 완화 일색"이라며 "실패한 정책들을 즉각 전면 재검토하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투기 근절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