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이 또다시 법원 문턱에서 걸려 넘어졌다. 조합이 지난 8월 8일 임시총회에서 처리한 8개 안건 전체에 대해 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이면서,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 간 갈등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5민사부(재판장 김세현)는 16일 해당 총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본안인 총회결의무효확인 소송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비사업비·조합운영비 예산 승인을 비롯해 총회 비용 추인, 협력업체 대여금 상환조건 변경, 선거관리위원회 업무 추인 등 8개 안건 모두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정족수였다. 총회 당일 조합원 2268명 중 과반인 1135명 이상이 참석해야 결의가 성립하는데, 회의록에는 개회 당시 1140명, 투표 시작 시점 1136명이 출석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겉보기엔 정족수를 넘긴 셈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합이 반영하지 않은 서면결의 철회서 4장에 주목했다. 이를 정당한 철회로 인정할 경우 실제 참석 인원은 1132명으로 줄어 정족수에 못 미치게 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상대원2구역을 둘러싼 갈등의 뿌리는 시공사 교체 문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 구역이 시공사 교체를 둘러싸고 조합과 비대위로 나뉘어 대립해 온 사업장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총회에서 조합이 주요 안건을 독자적으로 처리하려 하자 비대위가 반발해 가처분을 신청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7월 31일에도 재판부는 5월 30일 총회에서 의결된 DL이앤씨와의 계약 해지 및 GS건설 신규 선정 안건에 대해 직접출석·의사정족수 요건 미충족을 이유로 효력을 정지시켰다. 이로 인해 조합이 밀어붙였던 GS건설로의 시공사 교체는 무산됐고, DL이앤씨는 임시로 시공사 지위를 되찾은 상태였다.
시점도 예사롭지 않다. 조합은 지난 11일 DL이앤씨에 공사비 산출 근거 보완, 최소 일반분양가 확약, 추가 공사비 증액 방지 대책 등을 담은 최종안을 17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가처분 결정이 그 시한을 단 하루 앞두고 나온 만큼, 1조9000억 원 규모 사업의 협상 테이블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