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도입된 농촌빈집은행 제도가 시행 1년이 넘도록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관 의원(충남 천안을)이 23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농어촌 빈집 8만4천200호 가운데 활용 가능한 빈집은 5만6천61호에 달했지만, 정작 농촌빈집은행에 등록된 매물은 184호로 전체의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실제 거래로 이어진 사례는 64호에 그쳤다.
농촌빈집은행은 지방자치단체가 파악한 빈집 정보를 한방, 디스코, 네이버부동산 등 민간 부동산 플랫폼과 귀농귀촌종합지원 플랫폼 '그린대로'에 매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빈집을 방치하지 않고 거래 가능한 매물로 연결해 농어촌 지역의 주거 문제 해소와 귀농귀촌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정작 사업을 이끌어야 할 지자체의 참여율부터 저조했다. 사업 대상인 전국 139개 시·군 가운데 지난해 참여한 지역은 21곳에 불과했고, 올해 새로 참여를 결정한 지역도 13곳에 그쳤다. 전체 대상 지자체의 4분의 1 수준만 참여한 셈이다.
예산 집행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사업예산 13억5천만원 가운데 5억9천700만원이 지자체에 교부됐으나, 실제 집행액은 3천600만원에 머물러 실집행률이 2.7%에 불과했다. 예산이 배정되고도 대부분 쓰이지 못한 채 남은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자체의 행정 부담을 꼽았다. 농식품부는 "시·군 담당자의 민원 및 행정 부담으로 시·군 참여가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빈집 소유주와의 연락, 매물 정보 확인 및 등록 절차 등 실무를 담당하는 지자체 담당자들이 업무 과중을 이유로 사업 참여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관 의원은 "빈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이미 파악된 빈집을 거래 가능한 매물로 연결하는 지원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식품부가 지자체의 민원과 행정 부담을 참여 부진의 원인으로 인정한 만큼 지자체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빈집은행 제도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등록 절차 간소화와 함께 지자체 담당 인력 확충, 인센티브 제공 등 실질적인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