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기관이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행위로 판단해 넘긴 사건 10건 중 7건가량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무혐의'로 종결되는 것으로 나타나, 신고 단계와 처분 단계 사이에 엇박자가 드러나고 있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 7월까지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행위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총 5천42건이었다. 신고 건수는 2022년 87건에서 이듬해 491건으로 뛰어오른 뒤 2024년 1천208건, 2025년 1천488건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었고, 올해도 7월 말까지 이미 1천94건이 접수됐다.
부동산원은 이 가운데 위법 정황이 짙다고 판단한 4천161건을 전국 지자체에 보내 조사와 처분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중 66.0%(2천748건)가 지자체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 등'으로 끝났고, 공인중개사 등록 취소·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은 8.2%(341건), 수사의뢰는 11.7%(485건)에 그쳤다. 지자체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법 해석을 적용해 거래질서 교란행위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사례도 드러났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한 공인중개사가 중개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을 매수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부동산원은 조사 결과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공인중개사법은 개업 공인중개사와 중개 의뢰인 간 직접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지자체는 "매도인과 매수인(배우자) 간 직거래이고 대금도 매수인 개인 자산"이라는 피신고인 측 해명을 받아들여 무혐의로 종결했다.
경기 용인시 사례도 비슷하다. 한 공인중개사가 임대차 계약 당시 별도 설명 없이 장기수선충당금 부담 주체를 임차인으로 정해 계약을 권유했다가 중개 대상물 확인·설명 의무 위반으로 신고됐다. 공동주택관리법상 장기수선충당금은 원래 주택 소유자가 부담해야 한다. 그럼에도 관할 지자체는 "공동주택관리법 규정과 다른 사항이 특약에 명시된 것으로 공인중개사법 위반은 아니다"라며 무혐의로 처리했다.
유상범 의원은 "부동산원이 전문 인력을 투입해 혐의를 1차 스크리닝해 이첩해도 관할 지자체가 형식적 서면 검토만 거쳐 3분의 2를 무혐의로 덮는 구조적 단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원과 지자체 간 상시 합동점검 체계를 제도화하고 지자체 공무원의 자의적 판단을 막을 수 있는 명확한 통일 조사·처분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