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홈플러스 부천상동점 용지에 들어서는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투시도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폐점 점포 용지 매각에 나선 가운데, 앞서 문을 닫은 수도권 주요 매장 자리가 잇따라 고층 주거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장을 보러 드나들던 역세권 마트 터에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는 중이다.
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이달 경기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 옛 홈플러스 안산점 용지에 '아르뮤제자이'를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6개 동 규모로 아파트 984가구와 오피스텔 370실 등 총 1354가구가 들어선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 8월 경기 부천시 옛 홈플러스 부천상동점 자리에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1859가구를 분양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옛 홈플러스 동대문점 용지에도 지하 7층~지상 49층, 3개 동, 417가구 규모 주상복합이 들어서며 오는 12월 분양할 예정이다. 세 곳 모두 최고 49층으로 지어지며, 공급 물량은 오피스텔을 포함해 3630가구에 달한다.
시행·건설업계가 옛 홈플러스 용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입지가 이미 검증됐다는 평가 때문이다. 수도권 대형마트는 지하철 역세권 등 유동 인구가 풍부한 곳에 위치한 데다, 매장 운영 중 주변 인프라스트럭처가 함께 개발되는 경우가 많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대형마트 출점 시 교통·고객 유입 측면의 입지 검증을 받아야 하고, 입점 이후 일대 상권이 확장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천상동점 용지는 7호선 상동역 바로 앞이고, 동대문점 터도 2호선 용두역과 가깝다. 이달 분양하는 안산점 용지 역시 롯데백화점과 NC백화점 등 대형 쇼핑시설과 공원·문화시설이 인접해 있다. 생활 기반이 이미 조성된 자리에 집만 들어서면 되는 셈이다.
도심에서 찾기 힘든 대형 용지라는 점도 강점이다. 홈플러스 점포는 대부분 도심에 있고 대지 면적이 3000평(약 9900㎡)을 넘는 곳도 많아, 한 곳에서 적게는 수백 가구, 많게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를 공급할 수 있다. 주거·업무·상업시설을 결합한 복합개발도 가능하다.
뒤를 이을 사업지도 대기 중이다. 홈플러스 점포 10곳을 보유한 디벨로퍼 엠디엠(MDM)그룹은 이미 문을 닫은 서울 강서구 가양점과 금천구 시흥점,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고잔점 3곳을 우선 개발하기로 하고 사업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가양점과 시흥점은 주상복합으로, 안산고잔점은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로 방향을 잡았으며, 세 곳 모두 지하철역 도보권에 주거단지와 상권이 형성돼 있다.
최근에는 홈플러스 영등포점이 KB증권 컨소시엄에 3000억원대 중반, 3.3㎡(평)당 1700만원대 중반에 매각됐다. 해당 용지는 지하 3층~지상 20층, 6개 동, 공동주택 552가구와 업무·근린생활·판매시설로 개발될 예정이다.
다만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인허가와 사업성 검토 등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 가양점과 시흥점은 준공업지역에 있어 서울시와 사전협상을 거쳐야 한다.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에 따라 지난달 매각에 착수한 폐점 자가 점포 19곳도 잠재 후보로 꼽힌다. 2028년 2월까지 매각할 계획이며, 수도권 소재 매물은 총 7개로 서울 노원구와 경기 남양주·하남시·고양시·안양시 등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