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주택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오 시장은 매매가와 전·월세가 함께 오르는데도 정부가 시장 안정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 공공 중심의 공급 정책으로는 서울의 주택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7일 민선 9기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정부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주거비 부담을 꼽았다. 그는 “삶 자체가 너무 팍팍하고 경제적으로 쫓기게 되면 정부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오기 어렵다”며 “주거비가 오르면 가처분소득이 줄고, 생활비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를 직접 겨냥했다. 오 시장은 “주택 가격과 전·월세를 낮게 유지하는 데 실패한 정부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다”고 했다. 매매가격과 전세·월세가 모두 오르는 ‘트리플 강세’도 언급하며 “가격만 오르는 게 아니라 전세 물량은 찾을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공공 중심’ 공급 기조에 대해 서울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은 정비사업이 주”라며 “지난 20년간 공급 비율을 보면 민간이 90%, 공공이 10%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공 공급을 강조하는 것은 해법으로 매우 부분적”이라며 “서울시는 민간의 자연스러운 공급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 달라고 끊임없이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 공급을 늘리려면 세제·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오 시장은 “민간 장기임대주택 공급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세제 혜택과 금융·대출 혜택을 주고, 여러 사업에 들어올 수 있도록 투자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자본이 서울 시장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오 시장은 “캐나다 연기금을 비롯한 해외 자본들이 서울 부동산 시장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 대기하고 있다”며 “이런 자금들이 지금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간의 유인책만 줘도 쉽게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며 “2~3년의 준비 기간을 거치면 3~4년 뒤에는 서울 임대시장이 공급 우위 시장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청년주택 공급 감소도 문제로 짚었다. 오 시장은 “청년주택은 지난 1년 동안 신규 인허가 물량이 하나도 없다”며 “사업자들은 돈을 벌려고 들어오는 만큼 환경만 만들어 주면 들어오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그 부분에 대해 망설여 왔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노력할 부분이 있고, 정부가 도와줘야 할 부분이 있다”며 “조만간 국토부 장관을 만나 이 부분을 충분히 강조해 서울의 공급 환경이 개선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