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 공사 현장. (부영그룹 제공)
서울행정법원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짓고 있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단독주택 건축허가 효력을 멈추라고 결정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측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12일 부영그룹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이 회장 측이 용산구청장을 상대로 낸 건축허가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용산구청이 2024년 11월 14일 조 회장에게 내준 건축허가의 효력은 내년 4월 11일까지 정지된다.
재판부는 "심문 결과와 신청인이 낸 소명 자료를 보면, 건축허가로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효력을 정지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건축허가 무효 확인 등 본안 소송이 그전에 끝나면 그 사유가 생긴 날까지만 효력이 정지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법조계에서는 대규모 건축물의 특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본다. 한 관계자는 "완공 후 사용승인이 나면 철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본안 판결 전이라도 위법 여부를 분명히 가리기 위해 공사를 멈춰야 한다고 본 것"이라고 풀이했다.
문제의 주택은 완공되면 가치가 800억~1000억원에 이르러 단독주택 공시가격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관심을 모아 왔다. 그러나 건축법 위반 소지와 지방자치단체 공유재산 매각 특혜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일단 짓고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관행에 사법부가 제동을 건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건축법 위반 여부와 인허가 과정의 적정성에 논란이 있는 만큼 본안 소송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위법성을 입증하겠다"고 했다.
그는 "오랫동안 지켜온 마을의 주거 규범과 상식을 지키고 이웃 간 신뢰와 주거 질서를 보호하려면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