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 대통령과 계엄사령부 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밤 10시 30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약 2시간 35분 만에 국회 본회의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가결됐다. 계엄 선포에 여야 의원들이 신속히 국회로 모여들고 당직자 및 보좌진들이 본청에 진입하는 군경을 막아선 결과였다. 이후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안 의결까지 '계엄 사태' 총 5시간 동안 국회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에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심야 긴급 담화를 열고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내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약 10분 뒤 국회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을 국회로 긴급 소집했다. 뒤이어 국민의힘도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국회로 의원들이 속속 도착했지만 경찰은 한동안 국회 출입구를 막았다. 경찰 버스로 차벽을 만들고 일정한 간격으로 서서 국회 바깥을 포위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의 제지에 가로막힌 의원과 보좌진, 취재진은 국회 담을 넘어 경내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 대표도 담을 넘는 모습이 유튜브에 찍혔다.
자정 무렵 계엄군이 헬기 등을 타고 국회 경내로 진입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여야 보좌진들은 계엄군의 본청 진입을 막기 위해 정문 앞에서 국회 기물로 바리케이드를 쳤다. 새벽 0시 20분경 계엄군이 봉쇄 중인 본청 출입문으로 다가오자 저항하는 보좌진과 일부 충돌이 있기도 했다.
복도에 소화기까지 뿌리며 계엄군의 진입을 막는 사이 본회의장에선 우원식 의장이 착석, 오전 0시 48분 본회의를 개의했다. 오전 1시 1분엔 야당에서 준비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했고 곧바로 표결에 들어가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민주당 의원은 153명,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친한계'로 분류되는 이들이었다.
안건이 통과되고 우 의장은 "이제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고 발표했다. 다만 최종적으로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를 의결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본회의를 산회하지 않고 기다렸다.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을 기다리는 동안 민주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법률적 문제를 검토한 결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경을 통해 국회에 진입해 무력 진압을 시도했던 점 등이 형법 87조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등 군소야당은 윤 대통령을 즉각 탄핵해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오전 4시 29분 윤 대통령은 녹화된 담화 영상으로 "국회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곧바로 열린 국무회의에선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
■ 발령 요건 및 절차상 위법…후폭풍 예상
헌정질서 파행 위기는 모면했지만, 국내외적인 충격은 물론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 등이 거론되면서 거대한 후폭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계엄 선포는 발령 요건과 절차 등에서 위법적 요인이 다수 포착된다.
계엄법은 비상계엄 요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2조 2항)라고 규정했다.
또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2조 5항)고 명시했다.
현 국내 상황이 과연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배적인 가운데,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거쳤는지도 물음표가 찍힌다.
이번 비상계엄은 여야 국회의원들의 국회의사당 출입이라는 정상적 의정 활동마저 봉쇄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헌정질서 파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 "의원들의 국회출입 막거나, 회의 소집 막으면 그 자체 내란범죄 성립(5.18재판, "헌법국가기관의 권능행사 불가능케" 하면 내란죄 해당)"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헌정사상 비상계엄 발동은 10번째이며,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인 10.26 사태 이후 무려 45년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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